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대한한돈협회 신임 회장에게 보내는 편지

관리자
발행일 2022-09-20 조회수 18


지난 11월 17일 대한한돈협회 새로 취임한 손세희 협회장에게 환경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축산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고자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는 11월 15일 한돈협회에 전달되었습니다.



아래는 그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한돈협회장에 새로 선출되신 손세희 회장님.



저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 신나영입니다. 우선 협회장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 양돈농장의 대표가 되셔서 고민과 새로운 다짐이 많으실 줄 압니다. 양돈의 앞날에 대해 누구보다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으시겠지만, 그 중에서 환경 운동 입장에서 보는 양돈을 비롯한 축산에 대한 고민 한 조각을 말씀드리고자 편지를 씁니다.



현재 나라 안팎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연일 뉴스에서 세계 곳곳의 가뭄과 한파, 폭염으로 인한 재난을 보도하고 있고 나라마다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2018년 7억 톤을 배출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는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배출한 전체 온실가스 중에서 축산이 배출한 온실가스 양은 1.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전체의 17%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때에는 가축의 사육과 가공·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만 집계하고 가축들이 먹는 사료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가축들이 먹는 사료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사료를 만들기 위해 지구 반대편의 숲이 없어지고 경작지의 80%가 콩, 옥수수와 같은 가축의 사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사료 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 또한 많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측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료를 빼고 축산업을 논할 수 없는 바 국내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전세계의 추세를 눈감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가축 사육과 육류 소비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독일은 육류세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고,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은 “2030년까지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평균 20% 줄이고 2050년까지 35% 줄여야 한다”는 육류 소비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에서는 “2030년까지 지구촌의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목표를 담은 ‘국제메탄서약’을 출범시켰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이 물결을 거스르려는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더욱 고조되면 축산에 대한 변화는 더 이상 손 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됩니다. 큰 파도가 닥치기 전에 준비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1년 아랍의 민중들이 일으킨 반정부 시위, 내전으로 시작된 아랍의 봄을 기억하십니까? 우리에겐 예멘 난민, 시리아 내전 등으로 기억되는 이 아랍의 봄은 2010년 폭염과 가뭄으로 줄어든 러시아의 밀 생산량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식량을 외부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아랍의 국가들이 밀가루 가격 폭등으로 인하여 식량난을 겪으면서 민중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정부를 향한 저항으로 치달은 것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가까운 미래에 경작지는 감소하고 가뭄과 폭염의 일수가 늘어나고 이는 곧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많은 과학자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수입하는 곡물 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대단위 가축 사육의 방식은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구의 기후위기가 가속화될수록 축산의 설 자리는 좁아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싼 수입 곡물에 의존하는 대량 가축 사육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가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해 환경에 주는 영향을 줄이는 노력뿐 아니라 수입 곡물에 의존하는 대량 가축사육의 구조 자체에 대한 변화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신나영 드림.



2021년 11월 12일



오마이 뉴스에 실린 신나영 활동가 인터뷰와 편지내용입니다.
"축산이 환경에..." 지역 활동가가 한돈협회장에 편지 쓴 이유



http://omn.kr/1w0el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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