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한가위인사] 산 있고 하늘 있고 환한 달 있고

관리자
발행일 2022-09-21 조회수 14


한가위를 맞아 환경운동연합 이철수 대표님께서 회원들께 추석인사를 전해주셨네요.



풍성하고 평화롭고... 무엇보다도 '소박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신지요?



물은 낮은 데로 낮은 데로 흘러 끝내 바다에 이른다고 상찬합니다.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물을 닮은 겸손한 삶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지난 8월 서울 수도권을 강타한 2차 장마에는, 쏟아붓듯 내린 폭우에 빗물이 낮은 데로 흘러서, 반지하 주택의 세 식구를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최근에는 태풍 ‘힌남노’가 전에 보기 힘든 규모를 과시하면서 큰비와 거센 바람을 몰고 다녀갔습니다. 모두 ‘전에 없던’ 사태입니다. 이변이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재난 영화보다 더 실감 나는 대홍수에 가뭄에 대형산불 한파 폭염 해빙… 의 대형재난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재난은 집도 교량도 도로도 숲도 집어삼키고 망가뜨리지만, 생태를 교란하고 농경지를 파괴해서 농사를 망칩니다. 광범위한 흉작의 결과는 대기근입니다.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모든 생명은 먹지 못하면 고통스럽게 죽습니다. 지금, 지구 행성에 전에 없던 큰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라는 한마디에 우리가 직면한 환경재난의 이유가 다 담겨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겁 없이 쓰면서 산업화 시대와 대량소비시대를 오래 이어온 탓입니다. 사람 탓이고 인류 문명 탓입니다. 지구상에 어떤 동식물도 환경재앙에 책임이 없습니다. 사람 잘못 만나서, 죄 없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삶의 조건이 취약한 생명들이 먼저 고통받고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사의 풀기 어려운 과제인 불평등과 차별이 환경재난의 시기에도 여전합니다. 환경 불평등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가난한 사람들의 집이 먼저 침수됩니다. 죄 없이 환경재앙의 희생물이 되어버린 전 세계 12억 기아 난민들의 참상은 따로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가난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 든 봉투와 유서를 남긴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 기억하시지요? 참하게 살았던 분들이었다 싶어서 더 가슴 아팠습니다. 지난 8월에도 수원 세 모녀가 꼭 닮은 꼴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슬프고 부끄러운 소식입니다. 우리 사회의 비정함은 도를 넘은 지 오랩니다.



명절 밑에 드리는 인사가 슬프고 아픈 소식이 되었습니다. 명절이면 이런 이야기가 눈에 밟히기 마련입니다.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복 있는 삶을 누리는 겁니다. 아낄 것이 있기만 해도 다행한 삶입니다. 아낄 것도 나눌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환경재난 이전에도 지옥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는 거지요? 환경재난과 환경재앙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환경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탄소중립과 온난화 해결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허황한 생존구호에 불과합니다. 지난여름만 해도 날씨가 전에 없이 더웠지요? 우리 자식과 손주들이 살아갈 미래의 여름은 어떻게 변할지 생각하면 더 끔찍합니다. 이제 우리도 발 벗고 나서야 할 때가 된 듯합니다. 더 미룰 수 없는 지점에 와 있습니다.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천하태평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큰일 난다고, 깨어나시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래서, 9월 24일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환경운동연합을 위시한 많은 단체가 함께 ‘2022 기후 정의 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코로나가 창궐하는 바람에 올해에야 다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 절멸을 향한 돌진을 멈추고, 모두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함께 외치려고 합니다. 이 자리에 당신이 함께해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2022 기후 정의 행진’의 경비 모금을 위해 1만 명의 추진위원을 모시고 있습니다. 단 한 번 1만원을 내시는 일입니다. 저는 등록을 마쳤습니다. 9월 24(토)일 하루도 비워두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으로 가려고요. 거기서 <환경운동연합> 깃발 아래 있겠습니다.



우선 한가위 명절부터, 낭비 없이 소박하고 간소하게 쇠면 좋겠지요? 온통 어려워진 속에서도 식구들과 다정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도 빕니다. 가을 기운이 완연해서 견디기 수월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다행입니다. 곧 한 번 뵙지요? 늘 고맙습니다. 평안하시기를…



2022년 한가위 밑에,



환경운동연합 드림



2022. 9. 7.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