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회원의 '플라스틱 차이나' 관람 후기

관리자
발행일 2022-09-19 조회수 12


지난 주 <플라스틱 차이나> 상영회가 있었어요.
보는 내내 한숨이 나왔고 가슴이 답답해 참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어요. 손으로 가슴을 쓸면서 봤습니다.
사실 저같은 사람은 보지 말았어야할 영화에요. 플라스틱에 들거나 과대포장된 물건은 사지 않는다는 기준을 갖고 사니까 요즘같은 시대를 살아내기가 힘들죠. 말그대로 삶이 피곤합니다. 가끔 그 원칙을 깨면서 마음이 얼마나 무겁겠어요.
두부가 먹고 싶어도 플라스틱에 들었으니까 사지 못해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르면 몇 번만에 사줄 때에도 빵빠레 같은 건 절대 금지에요. 종이에 싸인 콘으로 먹으라 하죠. 비록 코팅된 거지만 거기에 들어간 플라스틱의 양이 적으니까요.
이렇게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도전에 맞서 이겨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서 다른 이에게 나처럼 살아라 권할 수가 없어요. 너 왜 일회용 쓰니? 라고 말한다면 제가 정신나간 사람 취급 받겠죠?
그런데 <플라스틱 차이나>를 보고나니 이제 주위 사람들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잔소리도 해야겠어요.
부엌에서 김치 자를 때 일회용 장갑 꺼내서 김치를 만지신다고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일회용 장갑을 일 년에 한 장도 안쓰는 류승아도 굶지 않고 잘 살아요.
어딜 나갔는데 누가 종이컵에 마실 걸 주네. 그럼 어짜라고요? 저는 따르기 전에 사양합니다. '저 마시고 왔어요.' 물론 저는 물컵을 갖고 다니니 '제 컵에 따라주세요!' 할 수 있습니다.
깜빡하고 물을 못 챙겨 나갔는데 플라스틱 생수병이 유혹한다? 그럴 때에도 타협할 수 없죠. '미안해. 좀만 참았다 집에 가서 마시자. 목마르다고 당장 죽지 않아~'라고 아이들을 달래죠. 다행히도 아이들은 엄마말에 잘 따라줍니다.
다같이 식당에서 밥 먹고 달달한 자판기 커피 한 잔씩들 하는데 저라고 달콤한 설탕의 유혹에 왜 끌리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참지요. 제 원칙에는 종이컵 쓰면 안된다고 적혀 있으니까요. '인스턴트 커피 몸에 좋을 것 없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요.
누군가에게 무턱대고 저처럼 살라고 하면 욕부터 나올걸요. 그런데 이 다큐를 보고 나면 제 심정이 이해가 되실거에요. 어쩌면 저 같은 사람이 되실지도 몰라요.
이 다큐는 개봉 뒤 중국에서 상영금지 되었고 이 다큐의 충격으로 중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그 충격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졌었죠.
우리 모두가 영화 속 등장인물들에게 발암물질과 불평등을 선물한 사람들입니다.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닐겁니다. 우리의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어요. 이제 멈춰야죠. 그 폭력이 우리 스스로를 잠식하기 전에요.
실제로 모든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죠? 이미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무지하고 폭력적인 행위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쯤에는 아기들이 불치병이나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일이 일상처럼 벌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오천 개에 달하던 쓰레기 가공공장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안에서 고통받는 줄도 모른채 고통 받으며 이루지 못할 꿈을 꾸던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류승아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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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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