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왜 주민들이 눈물 흘려야 하나

관리자
발행일 2022-09-20 조회수 19


왜 주민들이 눈물 흘려야 하나



<2022년 새해특집>
지역현안 현재진행형… 새해 벽두부터 거리로
​​​​​​​환경은 인권… 모두가 ‘내일’ 처럼 관심 가져야





  • 김동근 기자 / 입력 2022.01.10 11:00











새해가 밝았지만 ‘환경’을 둘러싼 현안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역사회는 악취, 소음, 매연, 분진, 진동, 기름 유출, 발암물질 배출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민단체, 환경단체, 정당들이 연대해 지속적으로 공론화에 나서지만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벽두부터 거리로 향했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는 “생존을 위협하고 지역소멸 부추기는 문제투성이 산업단지를 불허하라”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1월 11일 삽교 효림리 마을회관에서 농촌+면단위+환경취약지역+주민인권 실태조사보고서 ‘환경피해를 넘어 생존을 위협받는 농촌마을들’을 발표했다. 산단과 채석단지, 폐기물매립장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오염시설 추진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삽교·대술·고덕지역 농촌마을 실태와 현장에서 들려오는 절절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무한정보 2021년 11월 22일자 보도>.



이날 환경현안을 단순민원이 아니라 인권, 마을만들기, 공동체복원, 지방소멸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토론과 정책 제안도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인권활동가가 보기에도 환경문제가 인권문제일까?(이진숙 인권활동가) △지역활동가가 보기에도 환경문제가 인권문제일까?(구성현 예산참여자치연대 운영위원) △환경문제로 농촌과 주민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마을만들기가 갖는 의미는?(정남수 예산군도시재생지원센터장) △농촌의 환경문제와 지역공동체, 지방소멸의 관계는?(심규용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신부) 등이다. <무한정보>가 그 이야기를 전한다.



토론회를 마무리할 즈음, 김종완 효림리 노인회장은 “시골에서 살면서 나이만 먹었지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헬기정비공장도, 열차도, 산단도 다 자기네 살기 위해 하는데, 그 사람들한테 발로 차이는 것이 우리 마을이다. 너무 안타깝다. 여러분들이 힘 좀 보태줘 해결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이곳은 헬리콥터 정비공장, 장항선 삽교역사, 컨테이너 물류센터, 예산일반산단으로 둘러싸인 ‘고립무원’이다. 안타깝게도, 환경문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명확히 따져 책임 물어야



이진숙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



사람이 살 수가 없고 힘들다. 마을공동체가 파괴되고 아프다. 이게 인권문제가 아니면 뭐가 인권문제인가. 작은 마을, 주민이 소수인 곳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청와대나 국회의원이 사는 동네는 이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연로하시고 소수가 산다는 이유로 그 주민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선 ‘나몰라라’하는 식으로 공장을 유치하고 유해시설이 들어온다.



이 동네는 (중앙·지방)정부가 없는 것이다. 보트피플만 난민이 아니고 여기도 난민이다. 누구 책임인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명확하게 따져 책임을 묻고, 피해를 복구해야 한다. 이런 식의 폭력에 (중앙·지방)정부가 두손놓고 있다.



영어로 책임(responsibility)은 응답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정부에 있다. 사업자를 규제하고 주민을 지켜야하는 것이 정부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농촌지역과 주민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




더 이상 아이들 소리 들리지 않아



구성현 (예산참여자치연대 운영위원)



대술은 더 이상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초등학교 2022년 입학생을 보니 1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데, 더 이상 아이들을 볼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은 지역격차가 너무나 크게 벌어져서다.



지방자치 방향이, 마치 마을을 없애고자 도미노 현상으로 산단이 들어온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갖는 것이 바로 인권이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선 너는 못났으니까, 너는 능력이 없으니까 공부 못하는 것도, 직업을 가지지 못하는 것도, 모르는 것도 네탓이라고 한다. 분명 불평등하고 인권이 사라진 세상인데, 이게 공평하고 평등한 사회라고 말한다.



환경문제가 예전에는 자연과 생태를 지키는 것으로 비쳐졌다면, 이제는 인권문제로 대두되는 전환점이 되는 게 중요하다. 삶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저희도 더욱 열심히 연대하겠다.




농업농촌은 국가적 다양성의 보고 



정남수 (예산군도시재생센터 센터장)



사람을 얘기할 때 ‘살아있다, 살다’ 해서 사람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마을도 ‘마실가다’라는 말에서 만들어졌다. 마실간다는 모이고 활동하는 것이다. 마을로 부르려면 사람들이 모이고 활동해야 한다.



과거에는 굳이 인위적으로 활동하지 않아도 농사짓기 위해, 농산물을 팔기 위해 같이 활동하는 부분이 있었다. 현대는 마을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현대적 의미의 마을을 만들어야하는 시기다.



농업농촌을 국가적으로는 다양성의 보고로 부를 수 있다. 도시는 획일화를 통해 발전하기 때문에 농업농촌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국가적 다양성과 성장잠재력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촌마을은 1000년 이상 존재해왔던 자연마을이다. 도시는 토지이용 등 불편이 없게끔 계획해 환경문제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농촌은 자연마을에 개발이라든지 기업들이 계획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제도와 법적 허점이 있어 오늘과 같이 환경문제가 심각해졌다.



또 반대 이상의 마을자치는 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하는 것으로 끝나면 이후 또 다른 시설이 들어오면 계속 반대만 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보다는 ‘우리 마을이 어떤 마을이 돼야 하는가’ 방향성을 만들어 노력하는 게 근본적으로 마을을 지킬 수 있는 과정이다. 해결책들이 중간중간 나왔다.



정리해 보면, 근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혼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정확하게 모니터링이나 조사비용을 책정해 구조적으로 어떤 피해가, 영향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들이 발전적인 방향이다. 환경단체와 지자체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관련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



농촌지역도 도시처럼 계획적인 토지이용을 해야 한다. 농촌공간계획을 전국 5군데서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지역에서도 받아들여 계획적인 진행을 해야 한다.




지방은 수도권의 경제식민지 아냐 



심규용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신부)



우리나라 마을의 개념은 굉장히 오래됐다.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천년 이상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도시에 비해 많은 역사와 전통,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의 삶과 문화의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 모두의 고향이기도 하다.



10여년 전부터 마을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이것을 지방공동화, 지방소멸이라고 한다. 예산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소멸로 가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



과밀화된 수도권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방을 수도권의 일종의 경제적 식민지로 생각하고 그동안 도시계획을 해오지 않았는가?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와 같은 주로 환경에 좋지 않은 산업들을 지방으로 내려보내고, 수도권 중심으로 산업을 형성해오지 않았는가? 국가적으로 균형발전을 해야할 것으로 본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마을회관은 지역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자주 모이고, 먹고, 이야기하면서 유대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외부의 도움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연대하고, 처한 상황을 주변에 많이 알려야 한다. 여기서 태어났고, 아이들을 키웠고, 마지막에는 묻히는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에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마음으로 연대하고 참여했으면 좋겠다.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교회들이 성당들이 관심을 갖고, 지역의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연대할 수 있는 일이면 기꺼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주민들은 하루, 한시간이 급해



홍중기 (삽교 효림리 주민)



헬기장, 철도, 산업단지 다 필요한 직장이자 사업장이다.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요구다. 헬기장은 공공기관이나 국가가 운영하는 헬기들이 오고 있다. 헬기가 뜨고 내릴 때 소음과 가스는 동네로 들어온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가스와 소음은 눈으론 보이지 않는다.



기차는 방음벽을 설치해달라는 것이다. 물류하치장은 물을 살포하면 그만큼 분진이 동네로 덜 들어온다. 예산일반산단은 기름을 유출해 논밭은 엉망이 됐다. 시설보완을 하면 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금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돌아가신 분이 살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픈 사람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하루가, 한시간이 급하다. 정부가 빠른 조치를 취해 주민들이 남은 인생 이런 고통 없이, 가족과 이웃이 건강하게 웃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면 감사하겠다. 건강하게 살라고 건강보험을 만들어놓고, 한편에선 병을 만들어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시키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주민들은 굉장히 급하다. 빨리 조치해달라. 앞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



무한정보신문 <왜 주민들이 눈물 흘려야 하나> 원문 보기



http://www.yesm.kr/news/articleView.html?idxno=6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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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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